김민준 기장전 대한항공 B777 기장
2026.03.30·4,821 조회·128·4
은퇴하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. 40년 가까이 하늘을 날았는데, 막상 땅 위에서 여행을 즐기는 건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.
이번 여행은 저를 포함해 전직 기장 4명이 함께했어요. 대한항공, 아시아나, 제주항공 출신들이 모였는데,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다들 "이제 탑승구 반대편에 서니 기분이 묘하다"며 웃었습니다.
📍 1일차 – 성산일출봉 & 우도
아침 일찍 성산일출봉에 올랐어요. 수십 년간 구름 위에서 봐왔던 제주 해안선을 이번엔 발로 걸으며 봤는데, 감동이 달랐습니다. 우도에서 먹은 땅콩 아이스크림은 진짜 별미였어요.
📍 2일차 – 한라산 영실 코스
체력이 걱정됐는데 영실 코스는 생각보다 완만해서 좋았어요. 정상까지는 못 갔지만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. 하늘에서 내려다보던 제주와 땅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.
📍 3일차 – 서귀포 & 올레길 7코스
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고등어회를 먹고, 올레길 7코스를 천천히 걸었어요. 4명이서 걸으면서 비행 시절 이야기를 나눴는데,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. 외돌개에서 찍은 사진은 이번 여행 최고의 컷이에요.
📍 4일차 – 협재 해변 & 귀가
마지막 날은 협재 해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.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며 커피 한 잔 마시는데, 동료 기장이 "이게 진짜 비즈니스 클래스 아니냐"고 해서 다들 빵 터졌어요.
은퇴 후 첫 여행이라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. 다음엔 강원도 쪽으로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. 비슷한 여행 계획 있으신 분들, 제주도 강력 추천드려요! ✈️🌿